클로드 코드의 품질 저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개발자들의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일부는 이미 OpenAI 코덱스로 발길을 돌린 상황입니다. 이 위기 한가운데서 앤트로픽이 꺼내든 카드가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전체 임대였습니다. 클로드 스페이스X가 계약에 이르게 된 그 내면을 들여다 봤습니다.
클로드를 향한 불만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클로드 코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앤트로픽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원인은 세 가지 설정 오류였습니다.
첫 번째는 3월 4일에 벌어졌습니다. 응답 속도를 높이려고 AI가 생각하는 깊이를 낮춰버린 것입니다. 당연히 사용자들은 AI가 멍청해졌다고 느꼈고, 한 달 뒤인 4월 7일에야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는 3월 26일의 메모리 관련 버그입니다. 대화 내용을 임시로 저장해두는 기능을 개선하려다 오류가 생기면서, AI가 앞에서 나눈 대화를 까먹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문제는 4월 10일에 수정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4월 16일의 답변 길이 제한입니다. 답변이 너무 길어지는 걸 막으려고 강제로 짧게 쓰라는 명령을 넣었는데, 이것이 AI의 추론 능력 자체를 떨어뜨렸습니다. 4월 20일에 바로 철회되었습니다.
앤트로픽은 4월 23일 세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품질 저하 기간 동안 불편을 겪은 모든 유료 구독자의 사용량 한도를 초기화해 주었습니다.
유료 사용자가 체감한 것
설정 오류는 답변 품질만 떨어뜨린 게 아니었습니다. 유료 구독자들이 쓸 수 있는 양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핵심은 메모리 버그였습니다. AI가 이전에 처리한 내용을 기억해두면 같은 계산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데, 버그 때문에 저장된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고 매번 처음부터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비용이 10배에서 20배까지 부풀려졌습니다.
피해 사례는 디스코드와 레딧 등 커뮤니티에 쏟아졌습니다. 8시간 분량의 작업을 1시간 만에 소진했다는 보고, 한 달 중 실제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날이 12일에 불과했다는 불만이 나왔습니다.
자동화 작업에서 오류 처리를 따로 해두지 않으면 몇 분 만에 하루 예산이 통째로 날아가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돈을 내고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지자, 일부 개발자들은 OpenAI의 코덱스로 이탈하기 시작했습니다. 앤트로픽에게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고객 이탈이라는 실질적 위기가 된 것입니다.
클로드 스페이스X 왜 계약했나
바로 이 시점에 앤트로픽이 꺼낸 카드가 스페이스X의 콜로서스 1 데이터센터 전체 임대입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이 시설에는 22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습니다.
이 계약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려면 왜 하필 스페이스X였는지를 봐야 합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도 대규모 인프라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계약들은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는 것이 전제입니다.
부지를 확보하고, 건물을 올리고, 장비를 설치하고, 전력을 연결하는 과정에 통상 수년이 걸립니다. 사용자가 지금 떠나고 있는데 수년을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콜로서스 1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원래 이 시설은 머스크의 AI 회사 xAI가 자사 AI 모델 그록을 훈련시키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그런데 xAI가 더 크고 새로운 데이터센터인 콜로서스 2로 훈련 작업을 옮기면서 기존 시설이 통째로 비어버렸습니다. 머스크 본인도 이미 콜로서스 2로 이전했기 때문에 콜로서스 1을 임대하는 게 괜찮았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GPU 22만 개가 이미 설치되어 있고 전력까지 갖춰진, 바로 가동할 수 있는 시설을 찾아낸 셈입니다.
실제로 계약 발표 후 한 달 안에 가동에 들어간다고 확인되었습니다. 경쟁사의 핵심 인프라를 빌려서 자기 고객의 이탈을 막는다는 구도 자체가 지금 AI 산업에서 컴퓨팅 자원이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지를 보여줍니다.
인프라 확장의 큰그림
스페이스X 계약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역할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훨씬 큰 규모의 인프라 확보가 진행 중입니다.
아마존과는 최대 5GW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2026년 말까지 일부를 우선 확보하며 아시아와 유럽 거점도 넓힐 계획입니다.
구글 및 브로드컴과는 2027년부터 가동되는 대규모 AI 전용 칩 기반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은 이를 위해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는 30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인프라 기업 플루이드스택과는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설비 투자 계약을 맺었습니다.
여기에 스페이스X와는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전력 공급과 냉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 한계를 아예 벗어나겠다는 구상입니다.
한 회사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스페이스X까지 동시에 손잡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AI 산업에서 컴퓨팅 파워의 무게를 말해줍니다.
GPT-5.5와의 성능 대결
인프라를 아무리 확보해도 결국 모델 성능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지금 클로드와 OpenAI의 GPT-5.5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팽팽합니다.
GPT-5.5는 코딩 벤치마크에서 82.7%를 기록하며 클로드를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다만 출시 직후 판타지 캐릭터에 집착하는 이상한 오류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보상 체계 설정이 잘못되어 특정 단어를 언급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학습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반면 클로드의 최신 모델 Opus 4.7은 AI가 작업이 끝난 뒤에도 스스로 결과를 검토하고 학습하는 드리밍이라는 기능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IT 매체 톰스 가이드의 실전 테스트에서 GPT-5.5를 상대로 7개 부문 전체에서 이기며 실무 성능의 우위를 보여줬습니다. 보안 분야에서는 GPT-5.5가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치로만 보면 엎치락뒤치락이지만, 실전 테스트에서 클로드가 전 부문 우위를 점한 것은 인프라 투자가 성능과 직결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토큰이 원자재가 되는 시대
이 모든 인프라 경쟁과 성능 대결의 바닥에는 토큰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AI가 글을 읽고 쓸 때 처리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인데, 이제 이것이 단순한 기술 용어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생산 원자재로 취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알리바바는 공식적으로 토큰 비용을 IT 예산이 아닌 제조 원가로 회계 처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CEO가 직접 이끄는 전담 사업부를 만들고 약 53조 원을 투입해 토큰의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시장 전체로 보면 토큰의 단가는 과거보다 280배 떨어졌지만, 처리량은 130배 폭증했습니다. 구글은 한 달에 1,300조 개의 토큰을 처리하고 있고, 앤트로픽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배 성장했습니다.
미국 통신사 AT&T는 여러 AI가 서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토큰 처리량을 3배 늘리면서도 비용은 90%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페이스X 계약으로 GPU 22만 개를 확보한 앤트로픽의 행보는 결국 이 토큰을 더 안정적으로,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뿔난 사용자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는 이 인프라가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앤트로픽 스페이스X 관련 공지 : https://www.anthropic.com/news/higher-limits-spacex
자주 묻는 질문
클로드 성능이 떨어진 이유가 뭔가요?
앤트로픽이 인정한 원인은 세 가지입니다. AI의 생각 깊이를 낮춘 설정 변경, 대화 내용을 까먹게 만든 메모리 버그, 답변 길이를 억지로 줄인 제한 조치가 동시에 겹쳤습니다. 4월 23일 업데이트로 세 가지 모두 수정되었습니다.
스페이스X 데이터센터를 빌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콜로서스 1의 전체 용량을 단독으로 확보했습니다. 22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으며, 계약 후 한 달 안에 가동에 들어갑니다.
왜 하필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시설을 빌렸나요?
다른 파트너들과의 계약은 데이터센터를 새로 지어야 해서 수년이 걸립니다. 반면 콜로서스 1은 xAI가 새 시설로 이전하면서 비어 있었기 때문에 장비와 전력이 갖춰진 상태로 즉시 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 이탈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메모리 버그 때문에 비용이 얼마나 늘어났나요?
저장된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고 매번 처음부터 계산하면서 실제 비용이 10배에서 20배까지 부풀려졌습니다. 원래는 저장 데이터를 읽을 때 일반 비용의 10분의 1만 들도록 설계되어 있었지만, 버그로 이 절감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
GPT-5.5와 클로드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영역에 따라 다릅니다. 코딩 벤치마크에서는 GPT-5.5가 근소하게 앞서고, 보안 분야에서도 소폭 우위입니다. 반면 톰스 가이드의 실전 테스트에서는 클로드 Opus 4.7이 7개 부문 전체에서 이겼습니다. 수치 경쟁은 팽팽하지만 실무 활용에서는 클로드가 앞서는 모습입니다.
토크노믹스가 뭔가요?
AI가 처리하는 데이터 단위인 토큰을 새로운 생산 원자재로 보는 경제 개념입니다. 알리바바가 토큰 비용을 제조 원가로 회계 처리하고 약 53조 원 규모의 전담 사업부를 만든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앞으로 AI 사업의 경쟁력은 토큰을 얼마나 싸고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