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급 작업 가능한 무료 어피니티, 어도비 엑소더스 시작되나

매달 빠져나가는 어도비 구독료가 부담스러웠다면, 지금 디자인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인디자인의 핵심 기능을 하나의 앱에서 무료로 쓸 수 있는 어피니티가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어도비 사용자들의 시선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전환하기 전에 실제로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어도비 철옹성 흔들리나

디자인 업계에서 어도비는 오랫동안 선택이 아닌 표준이었습니다. 포토샵으로 사진을 보정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벡터 작업을 하고, 인디자인으로 인쇄물을 편집하는 이 세 가지 흐름은 대부분의 디자이너에게 일상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세 앱을 모두 쓰려면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구독료를 매달 감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구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건 어도비가 피그마 인수에 실패하면서부터입니다. 시장 장악력이 흔들리는 틈을 캔바가 파고들었습니다.

캔바는 2024년 세리프(Serif)사를 약 5억 달러에 인수했고, 세리프가 개발해온 어피니티 기술력을 고스란히 흡수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0월, 어피니티를 전면 무료로 풀었습니다.

어피니티가 어도비를 대신할까?

어도비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을 각각 별개의 앱으로 운영합니다. 사진 보정 작업을 마치면 파일을 일러스트레이터로 넘기고, 거기서 벡터 작업을 마치면 다시 인디자인으로 옮기는 식입니다. 앱을 오가는 이 과정은 익숙해지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꽤 번거로운 구조입니다.

어피니티는 이 세 가지 작업 방식을 하나의 앱 안에 통합했습니다.

픽셀(사진 편집), 벡터(그래픽·일러스트), 레이아웃(인쇄물·문서 편집) 세 가지 스튜디오가 하나의 실행 환경 안에 있고, 작업 중간에 모드를 전환해도 대기 시간이 없습니다.

파일을 다른 앱으로 옮기거나 변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의 문서 안에서 사진을 보정하고, 벡터 로고를 그리고, 최종 인쇄물 레이아웃까지 완성할 수 있습니다.

어피니티
출처:어피니티 홈페이지

성능 면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사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1천만 퍼센트 확대가 가능한 초정밀 벡터 엔진, 수만 개의 레이어 동시 처리, 원본을 건드리지 않는 비파괴 편집 방식이 모두 탑재되어 있습니다.

인쇄 작업에 필수인 CMYK 모드와 스팟 컬러(별색) 지원도 포함되어 있어 인쇄 전문가들도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ARM 기반 윈도우와 유니버설 맥 앱 최적화도 완료되어 있습니다. PSD, AI, IDML 등 어도비 주요 파일 형식의 불러오기도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작업물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어서 작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피니티 갈아타기 괜찮을까?

어피니티가 어도비의 모든 것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솔직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라이트룸처럼 수천 장의 사진을 카탈로그로 관리하는 대규모 라이브러리 기능은 어피니티에 없습니다.

사진 작가처럼 대량의 사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주된 업무라면 이 부분은 분명한 한계입니다. 대량 파일을 일괄 처리하는 배치 작업에서도 일부 오류가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메뉴 시스템이 영어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도 처음 접하는 사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한글 입력과 폰트 활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인터페이스 언어는 영어입니다.

물론, 전문 디자이너들은 영어 버전이 오히려 편한 경우가 있지만, 일반인들은 한글 포토샵에 익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부 무료면 캔바는 뭘로 돈버나?

어피니티의 핵심 기능, 즉 픽셀·벡터·레이아웃 스튜디오 전체는 영구 무료입니다. 구독료도, 라이선스 비용도 없습니다. 다만 어피니티 안에 탑재된 캔바 AI Studio 기능, 생성형 채우기나 고급 AI 편집 기능은 캔바 프로 또는 비즈니스 유료 구독자에게만 열립니다.

캔바의 전략은 여기서 드러납니다. 어피니티를 무료로 풀어 어도비 사용자들을 캔바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AI 기능을 통해 유료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어피니티 캔바
출처: 어피니티 홈페이지

이미지 전용 AI의 성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면서 실무에 도입되는 시점입니다. 기존의 인간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에 의존하기 보다 지치지 않는 AI로 더 좋고 많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유료 구독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을 캔바는 알고 있습니다.

5억 달러짜리 인수가 단순한 기술 확보가 아니라 대규모 사용자 획득을 위한 투자인 동시에 무료화는 역사에 찍힌 마케팅 광고인 것입니다.

지금 전환해야 하나?

어도비 구독료가 부담스럽고, 주된 작업이 그래픽 디자인·벡터 작업·인쇄물 편집이라면 어피니티는 충분히 실용적인 대안입니다. 대규모 사진 라이브러리 관리나 영상 편집이 주된 업무라면 어도비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어피니티의 무료 기능으로 커버 가능한 작업부터 옮겨보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어도비 엑소더스가 본격화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문가급 도구를 무료로 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어피니티 링크
출처:어피니티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

어피니티는 정말 완전 무료인가요?

픽셀·벡터·레이아웃 스튜디오의 모든 기능은 영구 무료입니다. 구독료나 라이선스 비용이 없으며 무료 업데이트도 계속 제공됩니다. 다만 생성형 채우기 등 AI 기능은 캔바 유료 구독자 전용입니다.

어피니티를 쓰려면 캔바 계정이 꼭 필요한가요?

네, 캔바 계정이 있어야 어피니티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캔바 무료 계정으로도 충분하며,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즉시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 포토샵 파일을 어피니티에서 열 수 있나요?

PSD, AI, IDML 등 어도비 주요 파일 형식의 불러오기를 지원합니다. 레이어 구조와 작업 내용을 유지한 채로 가져올 수 있어 기존 작업물을 이어서 편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어피니티는 윈도우와 맥 모두 쓸 수 있나요?

윈도우와 맥 버전 모두 제공되고 있습니다. ARM 기반 윈도우와 유니버설 맥 앱 최적화도 완료되어 있습니다. 아이패드 버전은 현재 출시 예정 단계입니다.

어도비 라이트룸 대신 어피니티로 사진 관리도 할 수 있나요?

대규모 사진 카탈로그 관리 기능은 어피니티에 없습니다. 개별 사진 보정과 편집은 가능하지만, 수천 장의 사진을 라이브러리로 정리하고 관리하는 라이트룸 수준의 기능은 현재 지원하지 않습니다.

어피니티 AI 기능을 쓰려면 어떤 요금제가 필요한가요?

어피니티 내 AI Studio 기능은 캔바 프로 또는 비즈니스 이상의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생성형 채우기, 고급 AI 편집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캔바 무료 계정으로는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